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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논술과 글짓기, 대체 뭐가 다른가요?

by youlia 2025.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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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기는 '마음'으로, 논술은 '머리'로 쓰는 글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다들 한 번쯤 글짓기 대회에 나가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하얀 원고지 앞에서 어머니의 사랑’, ‘아름다운 가을같은 주제를 놓고 어떤 멋진 표현을 쓸지, 어떻게 감동을 줄지 고민했었죠. 그때의 글쓰기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풍부한 감성을 뽐내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대입 논술이라는 것을 마주하게 되면 많은 학생이 혼란에 빠집니다. “나도 글짓기 대회에서 상 좀 받았는데, 왜 이렇게 어렵지?”라고 말이죠.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글쓰기라고 뭉뚱그려 생각했던 글짓기논술은 목표와 규칙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지적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둘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짚어보고, 논술이 우리에게 진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보여주기’와 ‘증명하기’: 글의 목표가 다르다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글을 쓰는 목적에 있습니다.

글짓기(문예창작, 수필 등)의 목표는 표현과 공감입니다. 작가의 생각, 경험, 상상, 감정 등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여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름다운 비유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거나, 슬픈 이야기에 눈물짓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죠. , 글짓기는 정답이 없는 세계에서 자신의 감성과 개성을 보여주는(Showing)’ 글입니다.

[글짓기의 예시]

노을이 붉게 타오르는 저녁, 할머니의 주름진 손을 잡고 걷던 흙길의 감촉이 떠오른다. 풀벌레 소리는 세상 가장 평화로운 자장가였고, 멀리서 밥 짓는 냄새는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따스했다. 그 시절의 풍경은 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박힌 한 폭의 수채화다.

반면, 논술의 목표는 설득과 증명입니다. 주어진 문제 상황이나 제시문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독자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야 합니다. 감동이나 재미가 아니라, ‘타당성합리성으로 승부하는 글입니다. , 논술은 명확한 문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Proving)’ 글입니다.

[논술의 예시]

제시문 ()는 기술 발전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지만, 제시문 ()는 그로 인한 인간 소외 문제를 지적한다. 두 관점을 종합할 때, 기술 발전은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기술 발전의 혜택이 특정 계층에만 집중될 경우, 장기적으로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켜 공동체의 안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예시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글짓기는 개인의 경험과 감성에 기대지만, 논술은 제시된 자료와 논리적 근거에 철저히 의존합니다.

2. ‘나’의 이야기와 ‘우리’의 문제: 글의 재료가 다르다

글짓기의 주재료는 의 내면입니다. 나의 경험, 나의 생각, 나의 감정, 나의 상상력이 글의 중심이 됩니다. 따라서 글쓴이의 독창성과 개성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됩니다. 얼마나 진솔하게 자신을 표현했는가, 얼마나 창의적인가에 따라 좋은 글이 결정됩니다.

하지만 논술의 재료는 의 밖에 있습니다. 바로 주어진 **‘제시문문제’**입니다. 논술에서 내 생각은 아무런 근거 없이 불쑥 튀어나와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합니다. 제시문을 무시하고 자신의 배경지식이나 주장만 늘어놓는 것은 논술에서 가장 피해야 할 독단적 글쓰기입니다.

구분 글짓기(Creative Writing) 논술( Logical Writing)
목표 표현, 공감, 감동 설득, 증명, 분석
핵심요소 창의성, 감성, 개성 논리성, 객관성, 합리성
평가기준 독창성,진솔함,문학적표현력 문제 이해도, 논리적근거, 분석의 타당성
언어 사용 비유적, 함축적, 감성적 언어 명확, 정확, 객관적 언어
글쓴이의 역할 감성을 표현하는 예술가 문제를 분석하는 해결사

3. 논술의 진짜 목표: ‘생각 근육’을 키우는 것

그렇다면 대학과 사회는 왜 우리에게 이토록 딱딱하고 어려운 논술을 요구하는 걸까요? 단순히 글 잘 쓰는 사람을 뽑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논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을 기르는 것입니다. 비판적 사고력이란, 복잡한 문제 상황을 마주했을 때, 감정이나 편견에 휩쓸리지 않고 주어진 정보를 분석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고, 그 근거를 조리 있게 설명하는 능력입니다.

  1. 제시문을 분석하며 → 정보 이해 및 분석 능력
  2. 자신의 주장을 정하며 → 핵심 쟁점 파악 및 입장 정립 능력
  3. 근거를 들어 설득하며 → 논리적 추론 및 합리적 의사소통 능력

이런 능력은 대학에서 깊이 있는 전공 공부를 할 때, 사회에 나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 그리고 민주 사회의 시민으로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때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역량입니다.

결론적으로, 글짓기가 나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내는 작업이라면, 논술은 우리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훈련입니다. 둘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가치 있는 글쓰기이지만, 목적지가 완전히 다릅니다.

혹시 지금 논술 때문에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면, ‘나는 글재주가 없어라고 자책하지 마세요. 논술은 글재주를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훈련입니다. 꾸준한 훈련을 통해 생각의 근육을 단련하다 보면, 어느새 단단한 논리로 무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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